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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모루의 CES 2009 참가기

글쓴이 : Admin ㅣ 등록일 : 2012-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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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를 가게 되면서 확실히 갖춘 역량이 있다면, 아무리 시간적으로나 재무적으로 압박이 있는 상황에서도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 발상와 실행력을 갖추게 된 점이라 하겠다.

앞글에서도 적었듯이 정말 12월 31일 오전까지 어떻게 돈을 구해서 가야할 지 몰랐기 때문에 어떻게 전시를 할 지 가서 뭘 해야 할 지 아무런 계획이 없었다. 일단 그 날은 뭔가 아이디어를 내야한다는 정도를 뇌에 입력하는 수준에서 끝내고 새해를 맞기로 했다. 새해가 밝아 오고 1월 2일 출근해서 죽 당장의 일을 하고 나니 4시 쯤 되었다. 역시 지환씨와 둘이 앉아서 어떻게 해야 하나 궁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아이팟의 유명한 광고인 원색 배경에 흰색 아이팟과 이어폰을 낀 모델이 검정색으로 처리되어 춤추는 장면이 떠올랐다. 나도 이런 저런 전시회에 다녔지만, 그 많은 부스들 중에서 이 부스가 뭘 하는 곳인지 힐끗쳐다보고도 알아 차릴 수 있으면 된다고 싶었다. 1시간 만에 아이디어가 나오고 이걸 그래픽적으로 처리해 줄 부분에서 누구와 의논할까 싶었는데, 박영일 대표님이 생각났다. 바로 전화를 했더니 잠깐 들릴 수 있다고 해서 같이 모여 얘기를 했다. 전후 상황을 얘기 하고 부탁을 했더니 시간이 촉박해서 좀 부담스럽지만 한 번 해보겠다고 했다. 그렇게 헤어지고 하루 만에 작업을 해서 받았는데, 좋았다. 들어가야 할 텍스트를 다시 손보고 피드백하고 나니 1월 5일 월요일 오전에 완성 된 데이터를 받았다. 이 걸 갖고 킨코스에 가서 출력하려고 보니 대략 비용이 80만원에 육박해서 다시 근처 현수막 제작업체의 소개를 받아 신길의 대형 현수막업체에 가니 실사 출력을 하면 비용이 45만원 정도인데, 길이 2m 50cm 짜리를 들고가기도 만만치 않으니 18만원 정도로 현수막을 제작하는 게 어떠냐고 했다. 현수막을 1월 6일 출발하는 당일 인수 받아 짐을 꾸렸다. 그런 대로 괜찮았다.


이렇게 준비를 마치고 라스베가스로 날라가 도착한 첫날은 자고 다음 날 부스 설치를 했다. 다행히 양면 테이프로 붙여도 잘 붙어서 수월하게 붙였다. 그리고, 다음 날 전시와 상담을 할 텐데, 아무런 아이디어도 없어서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할 지 아이디얼한 바이어를 그려보기로 했다. 한 2시간 의논하니까 ‘비전을 공유하는 성장 파트너’라고 답이 나왔다. 할 일은 더 있어 보이는데, 시간이 새벽 2시여서 일단 자고 나서 생각하기로 했다.

CES 첫날 아침에 준비를 마치고 있는데, 우리 앞쪽에 자리 잡은 말레이시아관에 나와있는 투자 유치 쪽 업무를 하는 vice president가 와서 ‘니들 아이디어가 좋은데, 미국에서 먹히기가 어려울 것 같다. 미국 차량의 대부분에는 카셋트 플레이어가 없다. 하지만, 아시아나 라틴 쪽에 기회가 있을 것 같다’는 요지의 얘기를 나와 나누고 갔다. 내공이 상당해 보여서 일단 명함을 나누고 감사하다고 한 뒤 얘기를 마쳤다.



CES 전시를 하면서 느낀 점은 첫째, 내 기획 의도를 대부분이 금방 알아보고 재미있어 하며 경쟁 제품 대비 장점을 쉽게 인지한다는 점이었다. 많은 사람이 아이폰을 쓰고 있었고 많은 바이어가 관련 제품을 다루고 있었다. 한국보다 강한 시장 반응을 보니까 기분이 좋았다. 둘째는, 미국 시장의 경우 주류급 디스트리뷰터로 부터는 카셋트 플레이어가 많이 줄어든 추세기 때문에 약간 망설이는 느낌을 받았고, 틈새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을 가진 온라인 스토어의 마케터나 운영자는 아이디어에 매우 재미있어 했다. 미국의 차량 트랜드가 매우 빨라서 이런 현상이 벌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셋째는, 남미 쪽 관심이 대단하였다. 멕시코, 브라질 등 남미에서 온 바이어나 플로리다에서 그 쪽 비즈니스를 하는 바이어는 큰 흥미를 나타냈고, 회사 규모에 상관없이 샘플을 받고 싶어 했다. 넷째, 유럽 시장도 꽤 좋을 것 같다. 스페인 쪽 바이어를 여럿 만났는데 큰 흥미를 나타냈고, 독일은 애플의 공식 디스트리뷰터나 샘플 오더를 2천개 낼 수 있냐고 물은 대형 바이어 등 매우 큰 관심을 보였고, UK도 그에 못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쪽은 각각 한 사람씩 만났는데 그 만큼의 흥미는 보이지 않았다. 다섯째, 아시아쪽의 잠재성에 대해 검토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싱가포르와 두바이는 꽤 큰 흥미를 보였다. 이 쪽 바이어가 많이 오지는 않았지만 한 번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

첫날 일본의 대형 유통 업체인 산와의 담당자와 남미 쪽으로 팔아보고 싶어하는 플로리다 바이어를 만난 후 기분이 매우 좋았다. 여기 온 보람은 충분히 있겠구나. 그러면, 대견스러운 자신들을 위한 엔터테인먼트로 토요일 밤에 ‘Jubilee’를 보기로 하고 예매했다. 둘째날은 피크였다. 명함을 50장 정도 받은 정도 성황이었고 잠재적 바이어를 많이 만났다. 그 말레이시아 VP한테도 ‘당신의 조언이 상당히 정확하다’는 얘기도 한 것 같다. 셋째날이 약간 분위기가 달랐는데, 내 기분도 체력적으로 힘든 걸 느꼈고 오는 바이어의 수와 그 내용이 다소 달랐다. 그래도 내가 원한 유럽쪽의 유력한 바이어와 상담을 하게 되서 꽤 괜찮았다. 마지막날은 뭔지 모를 무거운 기분이 들고 저녁에는 내가 뭔가를 겁낸다는 걸 느꼈다. 아울러, 몇 몇 유력한 바이어를 만났지만 쇼 전체의 분위기는 많이 가라앉았다. 저녁에 돌아와서 생각해 보니 아마도 한단계의 일을 마치고 다음으로 나가야 할 때 느끼는 그런 느낌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아울러, 좋은 한국의 기업가들도 많이 만났는데 모두 사업에 도움이 되는 조언을 아낌없이 해 주었다. 나와 유사한 일을 한 선배들의 경험을 아낌 없이 들을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큰 경험이었고 큰 자산이었다.

CES에 참가하느라 비용은 대략 1,250만 정도와 1주일 간의 시간, 그리고 2명의 인력이 투입되었다. 스타트-업하는 기업에게는 적지 않은 자원이 투입되었다고 하겠지만 나는 매우 의미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첫째, 자신이 생각하는 시장의 반응과 실제의 반응 사이의 갭을 알고 수정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내 경우 막연히 미국이 제일 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어쩌면 유럽, 남미 및 아시아에서 큰 수익을 거둘 것 같고, 미국의 경우 니치 마켓에 효율적으로 접근할 채널부터 시작해 점차 전국 규모의 유통으로 나가야겠다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둘째, 국내에서 접근하기 힘든 시장을 한번의 전시로 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CES의 경우, 미국 서부의 바이어가 제일 많고 그 외 지역이 일부 있으며 유럽, 남미 및 아시아에 채널을 갖게 되었다. 어떤 지역에 진출하고 싶으면 그 지역의 전시회에 가는 것이 가장 좋아 보인다. 셋째, 벤처에게는 준비하고 실행하는 것 만으로도 엄청난 역량 확보의 기회이다. 아이디어와 노력으로 갔다와야 한다면 자신의 능력을 한차례 더 확장시킬 좋은 기회였다.

회사 입장에서는 이제 국내와 국외 팔 곳을 어느 정도 갖게 되었다. 이제 발굴은 거래처와 좋은 관계를 발전시켜가도록 하면서 상품을 완성도 있게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해졌다.
Posted by Ch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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